[동아일보   2007-02-08 03:01:00]
[동아일보]

‘우∼웅 쇄액∼∼’ 2일 오전 11시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 시 외곽 테스트 주행 코스. 아우디가 처음으로 만든 미드엔진(차체 중간에 엔진을 넣는 방식)의 초고성능 스포츠카 ‘R8’에 올라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R8은 야수가 울부짖는 듯한 소리와 함께 모래 먼지를 일으키며 사막에 난 도로를 달려 나갔다. 출발 후 30여 초 만에 시속 280km를 넘어섰다.

○R8은 정상급 스포츠카

이날 오전 9시 라스베이거스 리츠칼튼 호텔에서 R8의 시승은 시작됐다.

라스베이거스 주변의 도로 288km를 주행한 뒤 돌아오는 코스였다. ‘나스카’ 자동차 경주가 열리기도 하는 모터웨이(자동차 경기장)에 들러 트랙을 주행하는 시간도 포함됐다. 호텔을 벗어나자마자 바위 더미가 많은 코스로 접어들었다. 꼬불꼬불한 길을 따라 속력을 높이자 차는 바닥에 달라붙어 칼날같이 움직였다. 운전대를 1도 움직이면 차의 방향도 1도 꺾이는 식의 예민한 핸들링이었다.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 내는 능력은 놀라웠다. 커브를 급하게 돌아 나가도 차체의 기울어짐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승차감은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고속주행 코스에서 속도를 높이자 시속 250km까지는 순식간에 올라간 뒤 천천히 시속 280km에 이르렀다. 달릴수록 차체가 가라앉는 공력(空力) 설계와 뛰어난 현가장치(서스펜션)로 인해 속도를 높여도 안정감은 그대로 유지됐다. 250km가 넘는 속도에서 차선 변경도 자유로웠으며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브레이크는 전혀 밀리지 않고 정확하게 작동했다. 모터웨이에서의 주행은 경주용 차를 모는 듯한 기분이었다. 원심력으로 피가 한쪽으로 몰릴 정도로 급하게 연속되는 커브를 돌아 나가도 흐트러짐 없는 차체의 자세는 최고 수준이었다.

○초고성능 스포츠카의 경제학

R8의 최고 시속은 301km. 사실 이렇게 달릴 곳도 없고, 달려서도 안 된다. 독일 아우토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비현실적인 속도다.

그런데도 최고를 지향하는 자동차 업체들은 시속 300km가 넘는 초고성능 스포츠카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페라리나 포르셰 등 소수의 스포츠카 전문 회사를 제외하고는 초고성능 스포츠카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손실을 입는 경우도 많다. 그 대신 기술력을 과시하며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 파워는 곧 경영 성과로 연결된다. 혼다가 1990년부터 알루미늄 차체의 고성능 스포츠카 ‘NSX’를 개발해 판매하면서 수십 억 엔의 손실을 입었지만 ‘기술의 혼다’라는 이미지를 남겨 다른 차종의 판매에는 효과를 본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자동차 업체들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같은 자동차라도 조금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고부가가치 차량을 팔 수 있는 힘도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아우디 측은 “자동차 업체가 기술력과 경험, 뛰어난 연구진에다 손실을 감내할 재정적인 여유도 있어야만 고성능 스포츠카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미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아우디가 R8을 발표한 것은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벤츠와 BMW를 따라잡기 위한 ‘공격경영’으로 해석된다.

라스베이거스=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초고성능 스포츠카 첫 도전 모든 기술-정성 쏟아부었죠”▼

“R8을 만든 것은 ‘기술을 통한 진보’라는 아우디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R8의 개발을 담당한 프란시스퀴스 판 밀(사진) 아우디 다이내믹 부문 총괄책임자는 “R8은 새로운 차를 만들었다는 단순한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며 “자동차 경주와 치열한 연구정신을 통해 축적된 기술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중요한 도구”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는 품질이 비슷하더라도 개발과 제조과정에 얼마나 ‘혼(魂)’을 불어넣느냐에 따라 감성 품질이 차이가 난다”며 “초고성능 스포츠카는 아우디에서 처음 진입하는 시장인 만큼 아우디의 모든 기술과 정성을 쏟아부었다”고 밝혔다.

R8의 배기음이 다른 스포츠카에 비해 ‘얌전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고성능 스포츠카는 대부분 자주 타고 다니기 힘들 정도로 소음이 크고 유지 보수도 까다롭다”며 “R8은 매일 타고 출퇴근할 수 있도록 내구성이 좋고 가속페달을 살짝 밟을 때는 조용하도록 설계됐지만 끝까지 밟으면 충분히 우렁찬 소리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는 “R8은 250여 명의 기술자가 대부분 수작업으로 하루 20대만 생산한다”며 “올해 생산 예정인 3500대는 국가별로 예약 판매가 거의 끝난 상태”라고 덧붙였다



출처 : http://news.empas.com/show.tsp/cp_do/20070208n01818/?kw=%BF%B9%BE%E0%C0%DB%BE%F7+%7B%BF%B9%BE%E0+%C0%DB%BE%F7%7D+%7B%BF%B9%BE%E0+%C0%DB%BE%F7%7D+%7B%7D



2007/02/09 09:57 2007/02/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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